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출신인 모차르트에게는 음악의 신동, 음악의 천재 같은 수식어가 늘 따라붙습니다. 만 6세 때 이미 가족과 함께 독일 뮌헨에서 세계적인 연주여행을 시작했으니, 그때부터 이미 진정한 음악가의 삶이 출발한 셈입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낭만주의나 바로크 시대 작곡가 외에도 수많은 작곡가들을 좋아합니다. 그들의 음악도 훌륭하고 천재적인데, 왜 유독 모차르트에게만 천재라는 말이 붙는지 의문이 들기도 했습니다.
살리에르가 당구대 위의 악보를 보고 놀란 이유
모차르트와 살리에르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영화 '아마데우스'에서 두 사람은 라이벌로 그려지죠. 살리에르는 음악 전공자들이 배우는 교재에 여전히 이름이 오를 만큼 훌륭한 음악가이자 교육자였는데, 모차르트에게 늘 열등감을 품고 있었습니다. 이 관계가 영화 소재로 쓰일 만큼 모차르트의 천재성은 실제로도 독보적이었습니다.
모차르트는 천방지축으로 노는 걸 즐기는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어느 날 궁중에서 당구를 치며 웃고 떠들다가 갑자기 영감이 떠올라 종이에 악보를 적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밖에서 누군가 부르는 소리에 후다닥 뛰쳐나갔습니다. 나중에 살리에르가 당구대 위에 남겨진 그 악보를 집어 들었는데, 보는 순간 충격을 받았습니다. 짧은 시간에 좋은 멜로디를 썼기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몇 마디 적다 만 미완성 상태였는데도 흠잡을 데가 단 하나도 없었던 겁니다. 피아노로 연주하면 10초 남짓한 분량의 메모였는데, 그걸 10분짜리로 늘리든 1시간짜리로 늘리든 이미 완벽한 구조가 그 안에 담겨 있었습니다.
| 영화 아마데우스 속 모차르트와 살리에르 |
모차르트가 수정한 곡은 없다
개인적으로 베토벤의 음악도 좋아하는데, 베토벤은 자신이 쓴 곡을 끊임없이 고치기로 유명합니다. 나이가 들거나 삶에 변화가 생기면 작곡 성향이 달라지기 마련입니다. 아무리 마음에 드는 옷도 시간이 흐르면 취향이 바뀌는 것처럼, 베토벤은 한번 완성한 곡이라도 자신이 달라짐에 따라 계속 손을 댔습니다. 더 완벽해지고 싶고 더 나은 음악을 만들고 싶었던 것이지요. 라흐마니노프도 같은 곡의 에디션이 두 개씩 있을 정도로 조금씩 수정을 거듭했습니다.
그런데 모차르트는 공식적으로 수정한 곡이 단 하나도 없다고 합니다. 한 번 완성하면 그걸로 끝이었습니다. 더 놀라운 건 그 결과물들입니다. 현대 음악학자나 비평가들은 베토벤의 악보에서 간혹 옥에 티를 찾아냅니다. 당시 인쇄 오류나 실수한 부분을 집어내는 것이죠. 그런데 모차르트의 곡은 흠이 발견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사망한 지 200년이 지나고 음악 이론도 훨씬 발전했는데도 말이죠. 그래서 모차르트가 음악의 천재라고 불리어지는 것 같습니다.
반짝반짝 작은 별의 원곡 - 아, 어머니께 말씀드리죠
이번에 소개할 곡은 모차르트의 〈아, 어머니께 말씀드리죠〉입니다. 하나의 주제를 12개의 변주곡으로 풀어낸 모음곡으로, 원제는 프랑스어입니다. 모차르트는 오스트리아 사람이었지만 여러 외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했습니다. 오페라 가사는 주로 이탈리아어로 썼고, 당시 강력한 군주였던 터키의 영향을 받아 터키어도 잘했다고 합니다. 이 곡의 제목을 프랑스어로 쓴 건 프랑스 샹송의 멜로디를 가져왔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모차르트가 25세 무렵에 작곡했고, 5세에 작곡을 시작해 35세에 세상을 떠났으니 인생의 중후반기에 만든 곡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곡의 선율은 누구에게나 낯익습니다. 전 세계적으로도 굉장히 유명한 멜로디인데, 바로 〈반짝반짝 작은 별〉과 〈알파벳 송〉이 이 곡의 주제를 그대로 가져다 쓴 것입니다. 곡의 테마는 어린아이가 마음속 깊이 느끼는 엄마에 대한 사랑을 전하는 내용입니다. 5~6세 꼬마 아이가 눈을 초롱초롱하게 뜨고 엄마에게 그동안 잘 챙겨주고, 맛있는 밥도 해주고, 칭찬도 많이 해줘서 감사하다고 진심으로 마음을 표현하는 장면입니다. 그만큼 천진난만하고 밝고 맑은 곡입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멜로디 부분이 주제이고, 이 주제를 변주한 구성입니다. 첫 번째 변주곡은 왼손이 주제 멜로디와 거의 흡사하게 흐르고, 오른손은 그 위에 펼친 화음을 얹습니다.
8번째 변주의 반전, 그리고 마지막을 향한 흐름
여덟 번째 변주곡은 전체에서 유일하게 단조입니다. 나머지 변주들이 모두 장조인데 이 부분만 단조로 시작하는 게 조금 특이합니다. 게다가 일곱 번째 변주가 끝나자마자 잠시 쉬지 않고 박자 그대로 이어집니다. 아타카(attacca)라고 하는 방식입니다. 예고 없이 갑자기 어두운 분위기로 전환되는 느낌이 듣는 사람에게 작은 충격을 줍니다.
아홉 번째 변주는 전체 12개 중 가장 느린 아다지오(Adagio)입니다. 여기서 한번 호흡을 길게 늘였다가, 마지막으로 갈수록 다시 빠르고 박진감 있는 알레그로(Allegro)로 치닫습니다. 열한 번째 변주에서 아다지오로 천천히 가라앉힌 다음 열두 번째 변주에서 알레그로로 힘차게 마무리하는 구조입니다. 시작은 단순한 동요 멜로디였지만, 끝에서는 전혀 다른 무게감으로 마무리되는 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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